커뮤니티매핑이란?
커뮤니티매핑은 지역 공동체(Community)와 지도제작(Mapping)의 합성어로 집단지성에 기반하여 함께 만들어가는 참여형 지도 제작 방법이다. 지역 구성원들이 지도제작에 참여함으로써 지역 내 사회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데에 의의가 있다.
대표적인 예시로는, 미국 Meharry 의대에서 교수로 일하고 계시는 임완수 박사님의 '뉴욕 화장실 지도'가 있다.
2005년 그가 딸과 함께 뉴욕 여행을 갔을 때 급하게 볼일을 봐야했지만 화장실의 위치를 찾을 수 없어 곤혹을 치뤘던 경험을 바탕으로, 2006년에 뉴욕 시민들과 함께 화장실 지도를 만들면서 탄생하게 된 사이트이다.
웹 페이지를 방문한 사람들이 자신이 아는 공공 화장실의 위치를 공유하면서 1개월만에 무려 453개의 화장실 위치를 파악할 수 있던 사례였다. 현재는 그가 개발하고 있는 Mappler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를 바탕으로 그는 2012년 10월 미국 뉴저지를 강타한 허리케인 '샌디'로 인한 재난 상황에서 '주요소 현황 지도'를 제공하여 정전으로 인해 기름을 구하지 못한 사람들에게 보다 빠르게 정보를 제공할 수 있었다.
시민들이 직접 기름이 떨어진 주요소를 빨간색으로 표기하고 영업이 가능한 주요소는 초록색으로 나타내면서 재난 상황 속 정보의 혼선과 교통혼잡을 줄일 수 있었고, 이는 지역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되었다. 이에 발맞춰, 미국의 재난방지국(FEMA)와 에너지국(Department of Energy)에서도 해당 지도를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활용하였다.
이처럼 작은 문제의 해결에서 시작해 큰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그의 뛰어난 실행력과 커뮤니티매핑이 가진 특이점 덕분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또다른 해외에서의 대표적인 사례로는 2010년에 발생한 아이티 대지진때 사용한 '우샤히디'라는 웹사이트가 있다. 일반 시민을 포함해 자원봉사자와 구호단체가 모두 정보를 지도에 실시간으로 공유하여 국가 재난에 대응했던 사례였다.
우샤히디는 원래 2007년에 정치적 폭력사건을 온라인 맵으로 보여주기 위해 만들어진 사이트였는데, 지진이 발생하자 이를 기반으로 지진이 발생한 지역의 현지 상황(인명 구조, 건물 파손, 질병, 범죄 정보)을 실시간으로 업데이트하며 구조팀 및 구호 담당자들에게 큰 도움을 주었다.
조금 더 작은 사례로는 국내 지역사회 문제해결 사례들이 있다. 성북구에서 초등학생들이 안전한 등교길을 만들기 위해 직접 만든 '성북구 초등학교 안전지도'와 거동이 불편하신 분들을 위한 '장애인 엘리베이터 지도' 등이 있다.
수많은 예시들을 통해 알 수 있듯이, 커뮤니티매핑은 일반 지역사회 문제부터 국가 재난 문제까지 광범위하게 다룰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은 활용성을 가진다. 더 나아가,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지속적인 개선과 실시간 업데이트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탁월한 정보 제공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코로나-19의 발병과 커뮤니티매핑
2020년 2월, 코로나-19의 발병으로 인해 국내에도 비상이 걸린 적이 있다. 이때, 국내 한 대학생의 뛰어난 실행력으로 발생 초기 전파를 줄일 수 있었던 사건이 있었다. 바로 '코로나맵'이다.
'코로나맵'은 '오픈스트리트맵'이라는 오픈소스를 기반으로 제작된 웹사이트였다. 처음에는 질병청에서 제공하는 공식 발표를 통해서 확진자의 동선을 제공하였지만, 이후 확진자가 많아지면서 일반 시민들의 제보도 함께하여 지속적으로 신규 확진자의 동선을 파악하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당시 웹사이트에 들어간 기술력이 뛰어나거나 편리성이 높았던 것은 아니었지만, 모두가 알고 싶어하는 정보를 쉽고 빠르게 가시화하여 제공하였다는 점에서 큰 가치가 있었다. 더 나아가, 참여형 지도였기에 더욱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었고, 실시간으로 정보를 갱신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커뮤니티맵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해내었다.
덧붙여, 국민들이 '코로나맵'에 나타나는 동선들을 통해 코로나-19에 대한 경각심과 추가 확산을 막겠다는 의지를 가질 수 있게 도왔다는 점에서도 사회적 문제였던 코로나-19의 확산에 대한 대처로써 매우 큰 역할을 한 사례였다고 본다.
지금은 PC와 모바일 모두 coronamap.site에서 확인할 수 있고, 현재 국내 오미크론 확진자의 위치를 제공하는 것으로 확인된다.
커뮤니티매핑센터장 임완수 박사님과의 만남
개인적인 기회로 임완수 박사님을 직접 만나 뵐 수 있었는데, 커뮤니티매핑에 대한 의지와 연구 욕심이 독보이는 분이셨다. 도시계획을 전공하셨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그때 발표에서 '미국의 빈곤율과 비만율(BMI)의 연관성'을 직접 설명해주셨던 과정이 가장 인상깊었다.
위의 자료는 그때의 기억을 살려 가져온 2010년 미국의 각 주의 빈곤율과 비만율을 기반으로 한 주제도이다. 빈곤율을 확인하면, 미국 남부와 동부가 상대적으로 더 빈곤함을 알 수 있다. 마찬가지로 비만율을 확인하면, 미국의 남부와 동부를 기준으로 높은 비만율을 보이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애니메이션 속 뚱뚱하고 욕심많은 부자의 이미지와 반대로, 실상은 부자들이 더욱 건강한 음식에 집중하여 좋은 몸매를 유지하고 빈곤층은 비교적 가격이 싼 패스트푸드를 꾸준히 섭취하게 되면서 뚱뚱한 몸매를 가질 확률이 높다는 것을 나타는 지표였다.
이처럼 임완수 박사님이 연구하는 분야도 이와 같은 국민의 건강과 질병을 지역에 따라 서로 다른 여러 지표들을 통해 연관성을 분석하고 이를 예방할 수 있는 방안을 도출해내는 것이라고 한다. 도시계획을 전공한 그가 왜 여타 공학대학이 아닌, 의학대학에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 해답이었다.
임완수 박사님과의 만남과 강의는 지도를 어떻게 활용하냐에 따라서 다양한 문제를 보다 쉽게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을 배우고, 주제도를 통한 데이터의 가시화는 청자가 더욱 상황에 집중할 수 있게 돕는 힘이 있다는 것을 깨우칠 수 있던 좋은 계기가 되었다.
커뮤니티매핑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
커뮤니티매핑을 처음 접했을 때, 기존의 고정적인 지도 개념에서 벗어나 일반 시민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신선한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난다. 지도를 활용할 수 있는 범위도 광범위하며, 정보의 갱신도 빠르다는 점에서 올바르게 적재적소에 사용한다면 그 가치가 빛을 발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동시에 커뮤니티매핑이 가진 한계점도 명확하였다.
1. 시민들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한다.
2. 잘못된 정보를 누구나 입력하여 악용될 수 있다.
한계점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사용하기 쉬운 인터페이스와 사용법을 제공해 지속적인 관심을 유도하고, 신고제도를 이용해 일부 악의적인 의도를 가진 유저로 인한 잘못된 정보가 지속적으로 퍼지는 것을 사전에 방지하는 방안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많은 시민들이 사회적 문제 해결에 개입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홍보도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글을 마무리하며, 커뮤니티매핑이 가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지만 가장 빛을 발할 수 있는 분야는 '재난 및 보건 분야'라는 나의 생각을 남긴다. 이번 코로나 사태처럼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모두의 이목이 집중되었을 때, 빠르게 이를 제공할 수 있는 플랫폼이 구축되어야 커뮤니티매핑이 가진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앞으로도 많은 상황에 커뮤니티매핑이라는 개념이 도입되어 더 많은 사회적 가치를 이루내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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