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정보/GIS

스타벅스 VS 이디야 - ArcGIS를 이용한 시각화

spaceduck 2021. 12. 30. 15:06

스타벅스와 이디야, 서로 다를까?

오래전에 스타벅스와 이디야의 브랜드 전략에 대한 기사를 읽은 적이 있었다. 두 커피 프렌차이즈가 서로 다른 전략으로 우리나라의 커피 시장에 자리잡게 된 내용이었다.

 

기사를 읽기 전에도 두 커피 전문점의 전략이 다를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 이유는 해외에서 넘어온 스타벅스와 달리 이디야 커피는 한국 토종 브랜드이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디야라는 이름을 듣고 해외 브랜드인지 국내 브랜드인지 헷갈려했을 수도 있겠지만, 이디야는 한국에서 시작해 3500호점을 낸 우리나라 브랜드이다.

 

지금은 메가커피, 컴포즈커피, 투썸플레이스 등의 다양한 커피 전문점들에 의해 국내 브랜드 강자의 이미지를 잃었지만, 2019년까지만 해도 이디야는 국내에 수많은 체인점을 보유해 상당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던 커피 전문점이었다.

 

그래서 두 커피 전문점이 과연 어떤 전략으로 한국 시장에서 버티고 있는지를 지리적으로 비교해보고 싶은 마음에 이를 직접 ArcGIS로 분석하는 시도를 해보았다. 단순한 호기심이었기에 어려운 분석없이 가벼운 시각화를 진행하였다.

 

데이터 전처리

우선, 스타벅스와 이디야의 위치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공공데이터포털의 '상가(상권)정보' 데이터를 다운받았다. 그리고 해당 데이터를 R로 전처리하여 각각 스타벅스와 이디야 점포 위치라는 파일을 만들어 따로 저장하였다.

 

그 다음으로는 '구단위 소득수준'이라는 데이터를 찾아 이를 저장하였다. 서울시 행정구 벡터 레이어는 GIS DEVELOPER 사이트에서 가져왔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후, ArcGIS에 서울시 행정구 벡터 레이어를 불러와 그 위에 스타벅스와 이디야 데이터를 WGS84 좌표계로 변환해 저장하였다. (좌표계를 변환하지 않으면 다른 곳에 점들이 찍힐 수 있으니 주의하기 바란다.)

 

마지막으로 구단위 소득수준 데이터의 각 행정구 명을 서울시 행정구 벡터 레이어와 병합해 Natural Break으로 색상을 다르게 표현하여 각 점들이 어떤 행정구에 주로 위치하는지를 확인할 수 있게 하였다. (좀 더 자세한 분석을 위해 행정동 단위로 소득을 시각화하고 싶었지만, 소득 데이터가 워낙 민감한 데이터이기 때문에 찾기 쉽지 않았다.)

 

기대했던 결과로는, 두 커피 전문점 모두 소득이 높은 곳에 몰려 있는 양상을 띌거라 생각했다.

 

소득에 따른 비교

실제로 모두 시각화를 시킨 이후에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두 커피 브랜드가 서로 비슷하지만 다른 양상을 보인다는 것이었다. 즉, 서로 다른 브랜드 전략을 가졌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우선, 스타벅스는 영등포구, 마포구, 종로구, 중구, 서초구, 강남구 등의 소득이 높은 지역에 밀집되어 위치하고 있었다. 소득 수준이 높은 구역에 밀집해 있을거라고 예상은 했었지만,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각 지역에 편향되어 위치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해외 브랜드인 만큼, 리스크를 감소시키기 위해서 각 입지에 대한 모든 분석을 마친 뒤에 입점했을 것이기에 위와 같은 결과가 나타났다고 생각되었다.

 

이와 관련된 개인적인 경험으로, 서울역에 위치한 한 스타벅스 안에서 고개를 돌렸을때 바로 양옆의 건물에 위치한 스타벅스들을 볼 수 있었기에 놀랐던 기억이 있다. 이렇게 건물 양옆처럼 스타벅스들이 서로 밀접하게 위치할 수 있는 이유는, 아마 스타벅스가 각 점주가 운영하는 방식이 아닌 하나의 회사에서 관리하는 방식의 전략을 쓰기 때문일 것이다. 서로 경쟁하는 관계가 아니라 협업하는 관계이기에 위처럼 한 장소에 밀집해 있더라도 문제가 없었을 것이다.

 

더 나아가, 스타벅스는 브랜드를 강조한 마켓팅을 진행해 왔기 때문에 서울시에 있는 모든 고객을 타겟할 이유가 없었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스타벅스에 로열한 고객 타겟층을 사로잡기 위해서 직장인을 포함한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지역에 집중하여 점포을 늘려가는 것이 스타벅스를 애용하는 고객들이 자리가 부족해 다른 커피숍으로 넘어가는 것을 방지했을거라 생각한다.

 

이와 반대로, 이디야는 소득 수준과 상관없이 균일하게 분포하고 있는 양상을 보였다. 소득 수준이 높은 지역에 조금 더 많이 분포하는 모습은 있었지만, 노원구, 성북구, 강북구, 도봉구 등의 소득이 낮은 지역에도 골고루 분포되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앞서 스타벅스의 전략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스타벅스가 한 모체를 가진 팀이었다면, 이디야는 개인 플레이에 특화되어 각 동네를 지키는 동네지킴이 역할을 수행했다고 본다.

 

스타벅스와 다르게, 각 점포를 담당하는 사장님들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한 장소에 밀집하여 입점되어 있기 보다는 넓게 퍼져서 입점해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렇기에 스타벅스처럼 특정 로열 고객층을 노리기 보다는 전반적인 입지에 위치하여 일반 대중에게 친숙한 커피숍으로 자리잡으려고 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스타벅스에 비해서 가성비가 높은 제품들이 많았기 때문에 이디야를 찾는 주 고객층이 학생, 주부 등의 해당 지역의 거주인구라는 것을 가정했을 때 충분히 알맞은 입지라고 생각하였다. 즉, 브랜드 전략을 밀고 나갔던 스타벅스와 달리 대중화 전략을 선택해 일반 대중들의 인식에 동네 커피숍으로 자리잡기 위한 노력을 하였다고 본다.

 

마무리하며

스타벅스와 이디야의 위치를 간단한 시각화로 비교해보았는데, 단순한 시각화였음에도 많은 것을 유추할 수 있었다. 특히, 각 커피 브랜드가 어떤 전략으로 한국 시장에 입점해 있는지를 볼 수 있는 뚜렸한 차이가 나타나 더욱 재미있게 분석을 해볼 수 있었다.

스타벅스 VS 이디야

이디야가 스타벅스를 따라 입점한다는 얘기도 기사에서 종종 볼 수 있었지만, 생각보다 이디야와 스타벅스의 전반적인 입지가 많이 차이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물론 이디야와 스타벅스가 비슷한 입지에 위치한 모습도 볼 수 있었는데, 이는 그만큼 해당 입지가 장사가 잘 되는 곳이기에 더욱 드러나는 현상이라고 본다.)

 

전체적으로 정리하면, 단순한 위치 정보와 주관적인 견해를 통해 스타벅스는 브랜드화 전략, 이디야는 대중화 전략이라는 서로 다른 방식으로 고객들을 사로잡고 있음을 볼 수 있었던 재미있는 프로젝트였다.